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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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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연 속의 학교, 학교 속의 자연
계원조형예술대학의 터는 아름답다. 늦은 봄 5월 무렵 교정은 푸르다 못해 눈부시고 10월말이 되면 모락산에는 단풍이 물들고 청정한 날 교실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자연경관은 파란 하늘과 함께 가슴마저 저리게 한다.
산으로 에워싸인 학교의 대지는 본래 계곡물이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던 자연의 땅이었다. 그래서 학교 운동장은 계곡 위에 떠있고 본관은 계곡으로부터 살짝 비켜서 자연과 대립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놓이는 건축은 필연적으로 그 인공적 속성으로 인해 어떻게 자연과 조화를 이룰 것인가 고민해야만 한다. 그래서 나는 소위 자연친화적인 건축보다 오히려 자연에 부재하는 기하학적 비례의 양감으로 자연과 맞서는 길을 선택했다. 자연과의 대립 속에서 오히려 또 다른 의미의 조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에 포섭되는 부드러운 종속관계가 아니라 그와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대등한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본관은 설계되었다. 그렇게 해서 자연은 더 자연답고 건축은 더 건축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던 것이다.
이를 나는 크게 보아 건축문화가 자연 속에서 존재할 수 있는 생성의 근거라고 믿는다. 그런 태도로 계원학교의 나머지 건물들도 지난 10여 년간 증축되거나 신축되어 오늘의 계원캠퍼스를 만들게 된 것이다. 따라서 자연 속의 계원조형예술대학은 자연과의 대립적 긴장관계 속에서 늘 깨어나 있는 것이다. 학교 속에 자연을 내재하면서 말이다.

2. 변화 속의 미래, 미래 속의 계원
학교는 세상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과 밀접하게 호흡하며 성장한다. 10여 년 전에 비해 한국사회가 세계화의 흐름 속에 큰 변신에 몸부림치듯 학교 주변의 도시도 변모했다. 아니 단순한 변모가 아니라 천지개벽하듯, 이제 학교로 이르는 주변은 느슨한 풍경을 간직하던 도시 변두리의 이미지를 찾을 수 없다. 변두리가 도심이 된 것이다. 그와 함께 계원학교도 크게 변한 나머지 초창기의 아담한 학교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이제 계원은 유년시절을 지난 것은 물론 청년기를 졸업하고 완전한 성인의 문턱에 있다. 학교의 성장과 변모를 촉진하는데에는 여러 인자가 있다. 초창기 급속한 학생들의 증가에 따른 대응으로써 교육공간의 확장이 필요했으며 교육내용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분야의 개척은 질적인 변화를 주문하였다. 특히 조형예술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청에 부응하는 실질적잉고 효율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본래 이 학교의 창립이념이기도 한 ‘매체’를 다루는 전문성을 강화해야 했다. 또한 학교의 숙원 사업 중의 하나인 정보관의 신축은 학교를 한 단계 상향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본격적인 상설전시관의 확보도 ‘표현과 교류’를 촉진시키는 수단을 얻게 한 것이다. 여하튼 계원학교는 지난 10여 년 간 크게 보아 6단계의 공간적 변화를 겪게 되고 매 단계는 학교를 단시간 내에 그야말로 비약적 발전을 이루는 토대가 된 것이다. 이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단계: 뿌리내리기 - 계원예술고등학교이전과 본관의 신축
2단계: 디자인관 1차 증축 - 본관의 대수선과 입면 변경
3단계: 새로운 시작: 우경관 증축 - 마스터플랜의 시작
4단계: 디자인관 2차 증축
5단계: 매스터플랜: 학교의 미래
6단계: 중심의 이동

3. 미완의 마스터플랜
매스터플랜 도면에는 운동장 북측으로 지붕없는 ‘공간’이 계획되었다. 긴 동선을 이어주는 섬과 같이 떠있는 곳에 당도하면 그 속에 ‘물’이 있고 옥외 전시벽이 있으며 잠시 머무르는 벤치가 있다. 그 곳에서 옥외 전시벽 사이로 모락산을 음미할 수 있다. 만일 이 공간이 실현되고 또 마지막으로 평생교육원과 같은 공간이 마련된다면 이제 남은 것은 ‘운동장’과 기타 오픈스페이스의 ‘풍경’적 조정이다. 여러 해 연구만 하다가 밀려난 옥외 공간 계획이 바람직하게 종료된다면 더 이상 모락산에게 미안할 것 같지 않다.
이제 조형예술 교육은 그 내적 자율성에만 의존하는 것을 넘어서서 인문사회과학과 새롭게 만나고 연대하며 논의하는 길을 열어야만 한다. 그렇게 해서 계원학교는 정보화와 기술만능 시대에 오히려 더욱 빛날 새로운 조형언어와 소통의 근원지가 될 것이다.
이런 길을 위해 계원학교의 숨 가쁜 변화를 반성적으로 살펴볼 일이다. 그 중에 한 축으로 교육을 담아낸 그릇으로서의 건축을 또 다른 시각에서 함께 바라볼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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