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주 공공 프로젝트 >


▷ 곤충박물관

▶ 공설운동장

▷ 납골당


▷ 버스정류장


▷ 부남면 사무소


▷ 안성면 사무소


▷ 청소년문화의집


▷ 향토박물관







공설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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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무주읍은 동서방향으로 남대천이 가로지르고 흐르면서 남북으로 분절되어있다. 북쪽 중심부에 군청영역이 있다면 남대천을 건너 그 맞은편에 널찍하게 공공영역이 자리 잡고 있다. 공공영역 안에는 한풍루로 불리는 작은 정자가 있고 문예회관 밑 청소년수련원, 그리고 공설운동장이 자리잡고 있다. 소도읍치고는 광장과 같은 넓은 오픈스페이스로 예체능 공간들이 넉넉하게 마련되어있다.

무주일을 한참 진행하던 중 무주군수는 나를 공설운동장으로 안내하면서 고민을 털어놓았다. 공설운동장에서 군행사를 하면 사람들이 잘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물어보니까 “군수가 앉는 본부석에만 지붕이 있어 땡볕을 피할 수 있는데 우리 민초들은 어떻게 비와 햇빛을 피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답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군수는 주민들을 위해 스탠드에 그늘을 만들 요령으로 운동장 주변에 240여그루의 등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등나무들이 1년 사이에 너무 많이 자라서 이제는 등나무에게 집을 지어줄 때가 되었다고 판단한 군수는 등나무 그늘이 있는 공설운동장을 제안한 것이다. 그래서 등나무와 같은 줄기를 모은 것처럼 60mm 파이프를 활용하여 최소한의 구조로 스케치하였다. 공중에서 허우적거리는 240여 그루의 등나무를 본다면 누구라도 물에 빠진 것 같은 등나무들을 구출할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미리 예측한 예산이 없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건축비로 최대의 효율을 내어야만했다.

전주의 작은 철공소와 협력하여 결국 ‘등나무의 집’이 완성되었고, 그리고 한달이 못되어 등나무들은 집이 마련된 기쁨 때문인지 철제 구조물의 끝까지 자라난다. 정말로 놀라운 속도였다. 식물이 원하는대로 조금만 보살펴주면 그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그들의 힘을 보여준다. 그래서 무주의 여러 프로젝트들을 통틀어서 ‘감응의 건축’이라 명명한 것이다. 군수가 주민의 말에 감응하고 건축가가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등나무의 순에 감응하여 모든 것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여러해가 지나면서 이제 무주 공설운동장은 5월초에 등나무 꽃과 함께 모든 사람들에게 자연의 감동을 선사한다. 무주는 이제 전 세계에 하나뿐인 ‘등나무 운동장’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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